반짝이다, 떨어져라

오늘은 집에 돌아온지 3일째 되는 날

아침이 밝아오면 다시 학교로 돌아가야 하는 날

수없이 그래왔고, 그래온 지극히 일상적이었던 날

그러나 나에게 너무나도 특별하게 다가온 날

어디서부터 시작했을까

토요일에 누나의 결혼식이 있었기에

결혼식 준비를 위해 목요일 밤 늦게 집에 돌아와야 했다

그 날 저녁엔 동기들과 저녁 약속이 있었다

그곳에서 나는 너무나도 안정되어

지루해지기 시작한 나의 삶에

커다란 물결을 일으키고 싶었고

동기들과 대화하며

나의 결핍과 고통을 찾아내려 노력했다

그 결과 나를 온전히 이해해주는 사람과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내 마음은 다시 요동쳤다

돌아온 집에선 음악을 들었다

문득 내가 듣는 노래들이 단조로워 보여

즐겨찾는 노래를 모두 삭제해버렸다

그리고 새로운 노래들로 채웠다

밤새도록 Radiohead의 노래를 들으며

새벽의 전율을 느꼈다

그 다음날 낮엔 과제를 하고

저녁엔 결혼식 때 신을 구두를 사러 갔다

문득 기타가 너무 치고 싶어 집 앞 연습실을 예약해

자정이 될 때 까지 기타를 쳤다

작디 작은 앰프를 통해 나오는 소리는

너무나도 매력적이어서

기타 소리를 항상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토요일엔 결혼식에 갔다

누나의 행복한 모습을 보며

잔잔하지만 견고하게 기댈 수 있다는 상대가 있다는 것이

외로이 방황하고 있는 내 모습과 대비되어 너무나도 부러웠다

집에 돌아와 장학생 프로그램에 참석했다

연사님께서는 강조하셨다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을 하세요

진로와 관련된 강연이었기에

연사님께서 의도하신 바는 달랐겠지만

나는 이렇게 느꼈다

학업 과제에 밀려 항상 하지 못하지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나를 나답게 만드는 일을 우선적으로 하자

그래서 오늘 아침엔 게임만 했고

오늘 저녁엔 음악만 들었다

수많은 음악을 듣던 중

파란노을을 찾았고 매료됐다

파란노을의 모든 음악을 들었다

정제되지 않은 소리와 가사

그 소리는 내 마음 속 요동침을 증폭시켜

실체화하고 불태우기 시작했다

만약 내 인생이 소설이라면

그 작가는 분명 나의 지난 3일을 지금을 위해

쌓아왔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이 순간의 나는 필연이기에

마다하지 않을 이유는 없었고

일상으로 위장하여 나에게 다가온

너무나도 낭만적이고 몽환적이었던

이 시간의 감상들을 풀어냈다

나의 꿈 이상 동심으로 살아가고 싶다

기타를 잘 치고 싶다 밴드를 하고 싶다

작곡도 해보고 싶다 소설도 써보고 싶다

그렇게 하기엔 나는 너무나도 부족하지만

분명히 초라하고 비웃음 멸시 핀잔을 받겠지만

불완전한 나를 사랑하고 싶다

불완전한 나로써 사랑받고 싶다

불완전한 세상에서 아름다움을 찾고

그런 세상을 한없이 사랑하고 싶다

내 세상이 완전무결하고 싶다

이상과 현실과의 괴리가

너무나도 크기 때문에

세상살이와 멀어져 가는

내 자신이 너무나 역겨워서

나의 비참한 모습을

아무도 보지 않았으면 했지만

나의 수많은 실패를

누구도 보지 않았으면 했지만

내 이상이 언젠간 반드시 깨질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지만

그래도 빛내보고 싶다

원없이 반짝이다

떨어지고 싶다

Comments

3 responses to “반짝이다, 떨어져라”

  1. slug0828 Avatar
    slug0828

    당신의 일상을 응원합니다

  2. 에지니 Avatar
    에지니

    너는 있는 그대로 완벽해🤍 23년동안 존재 자체로 행복했고 앞으로도 그럴거야☺️💙

  3. 병장한선우 Avatar
    병장한선우

    반짝이다 보면 언젠간 원없이 빛날거야
    그대의 이상적인 일상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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